지난 주 수요일.
길 건너에 새로 생긴 이자카야에서 술을 한 잔했다.
오랫만에 뭉친 세 명.
잠깐 취기를 달래러 바깥 바람을 쐬며 길 건너 회사 건물을 바라보았다.
우리의 청춘을, 17년을 여기에서 보냈구나.
거울을 보면, 서로를 바라보면 우린 아직 그대로인 듯 한데. 많이 늙은 듯 하다.
원래 네 명이 16년을 함께 지냈는데 한 명이 작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가버렸다. 뉴욕으로.
부럽기도 하지만 그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우리 중에 가장 오래 회사를 다닐 것 같은 친구였는데.
오늘 상사에게서 인사고과 평가를 들었다.
팀장1년차의 핸디캡인지 아니면 능력 부족인지.
아니면 원천적인 회사 시스템의 한계인지 올 한해 연봉
역시 마이너스의 인생을 타파시켜 줄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벌써 40중반인데 이대로는 안 될 것 같다.
나는 물려받을 유산도, 보유중인 코인이나 주식도 없고 가진 것이라고는 대출을 실행시켜 장만한 아파트 한 채, 그것도 서울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그리고 무리한 대출로 3년전에 구매한 자동차 한 대.
그게 전부인 것 같다.
아들은 지난 달부터 원어민 영어학원도 추가로 수강해서 가계는 더욱 빠듯해 졌다.
작게나마 오른 연봉에 비해 부쩍 오른 국민연금과 의료보험은 결국 실수령 제자리 느낌이다.
암울하지만 그래도 Y의 이야기처럼 가족 건강하고 새벽에 수영도 하고 저녁에 검도도 할 수 있는 것도 행복이겠지.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돌파구를 찾아보자.
지난 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랫만에 함께 한 3명의 소주 한 잔은 값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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