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휴가를 썼다.
보통 휴가를 쓰면 내가 쉬는 것이 아니라 아들의 등교, 등원을 내가 담당하게 되고 결국 아내가 쉬는 현실.
출근하는 복장으로 출근인 척 집을 나왔다.
막상 나와도 갈 곳이 그리 마땅치도 않고 그다지 할 것도 없다. 슬픈 40대 가장 홀벌이의 현실.
이런 내가 흔히들 얘기하는 퐁퐁남일지도 모르겠다.
2021년, 코로나가 세상을 덮쳐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담당하고 있던 40여개의 프로젝트가 대부분 취소되고 심지어 모로코 출장도 직전에 취소되었다.
부서이동으로 업무도 바뀌었는데 전달요소 설계로 바뀌었다.
그 때는 정신없이 눈 앞에 펼쳐진 일들을 하느라 몰랐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과연 이런 것들을 이 회사의 시스템이 아니라 내가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설계한다면 가능할까.
그런 궁금증으로 여러 서적, 인터넷, 유튜브 등등 나름 노력해보았지만 아직도 잘 모르겠다.
회사원으로서 회사의 구성원들과 함께 회사의 시스템을 이용해서 결과와 성과는 내고 있지만, 정말 원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까.
팀장이 된 올해부터 그런 생각을 거듭 자주 하게 되다가 얼마전 아마존에서 관련 서적을 구매했다.
손바닥만한 책인데 가격은 무려 4만원 남직.
일본 책이 비싼 거는 알고 있었지만 하루 만원도 안쓰려고 바둥대는 나에게는 큰 부담이었다.
평소엔 회사 그리고 집, 출퇴근 거리가 멀어서 집에 오면 쓰러져 자기 바쁘다는 핑계. 주말에는 아들과 축구니 뭐니 육아 등으로 책 한권 제대로 볼 시간이 없다.
어쩌면 내가 시간 관리가 서툴러서 일지도 모르겠다.
하루라는 시간, 오랫만에 여유롭게 책을 보는데 20여년 전에 보던 전공책 같은 느낌이라 너무너무 어렵다.
40대가 되어 내 머리가 굳은 것인지.
아니면 안정된 직장이 나를 안일하게 만든 것인지.
내용이 머릿속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도 오랫만에 느껴보는 긴장감이 조금은, 잠시나마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듯 하다.
저녁에는 요근래 임원 프리젠테이션을 무사히 마치고 온 벗들과 간만에 소주 한잔 할 수 있음에 작은 행복을 느낀다.
오늘도 15분 집중, 1일 1포스팅은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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