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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회상

[초등학교 교육]수학 선행학습 과연 어떻게 해야할까

by 옆집보통사람 2024. 10. 28.

퇴근 후 운동을 마치고 맥주 한 잔이 정말 생각나는 밤이었지만 저번주 회식만 3번 있었고, 나도 아들도 지금 감기가 콜록대는데 오늘도 심지어 월요일부터 술을 마시면 정말 아내에게서 너무 혼날 것 같아 바로 집으로 왔다.
한남대교를 빠져나오는 순간까지 다시 돌아갈까도 생각했지만 내일을 생각하며 겨우겨우 참고 집으로 향했다.

어느 순간부터 퇴근 후 문을 열고 집에 들어서면 강아지처럼 뛰어와서 “아빠!” 하고 반겨주던 아들 녀석이 밤 10시가 되었는데도 아직 잠도 안자고 수학 학원 숙제를 엄마랑 하고 있었다.

참으로 씁쓸했다.
한창 뛰어놀고 이것 저것 해보고, 여기 저기 다녀보고 한없이 호기심 많을 나이, 어린이인데…
영어 수학 선행학습에 주말에도 간혹 잡히는 보강까지…과연 이게 맞는 것일까.

나는 교환학생으로 일본애서 4학년을 이수했다.
그래서 일본 수험생들이 내가 다니던 대학교에 수험서를 내러 오고, 시험을 치러 오고, 면접을 보러 오는 수험 기간의 모습. 그리고 우리 학교 검도부와 지역 고등학교 검도부와의 교류를 통해 간접적으로 나마 그들의 교육환경을 느낄 수 있었다.

흔히들 일본 학생들의 청춘, 초중고 특히나 고등학교 시절은 평생 잊지못할 추억을 쌓는다고 한다.
특히 야구를 하는 학생들이라면 고시엔 전국대회.

저렇게 취미나 운동, 즉 클럽활동에 모든 열정을 쏟아부은 일본 학생들이 대학교에 들어가면, 또 회사에 들어가면 나름 굴지의 성과를 내기도 한다.

나는 한국에서 일본회사에 취직하여 일본 주재근무도 경험했다. 그래서인지 많은 일본 사람들과 일할 기회가 많았고 지금도 하고 있지만 감탄을 금치 못할 만큼 명석한 사람, 스마트한 사람, 센스 있는 사람, 보고를 잘하는 사람 등 여러 종류의 멋진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그런 사람들도 우리나라처럼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 수학 등 선행학습을 했을까? 대답은 No.

그렇다면 우리 나라는 왜 이렇게 초등학교 때부터 사교육과 치열한 경쟁 속에 어린 아이들을 몰아넣고 있는 것일까…

이런 일로 아내와 다툰 적이 있었다.
“당신 때와 달라. 요즘은 이게 기본이야. 다른 애들은…”

친구Y의 아들 녀석도 우리 아들과 동갑이라 간혹 이런 이야기들을 소주 한 잔 기울이며 이야기하는데, 나와 친구 녀석도 같은 생각이다. 사내 녀석은 어릴 때 뛰어노는 게 더 중요하다고.
그러나 그 친구 역시 아내의 결정을 존중하여 결국 여러 학원에 보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심지어 3-4개의 학원에 한 달 사교육 지출만 100만원이 훌쩍 넘는다.

어렸을 때는 40대가 되면 여유롭게 해외여행도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부모님께도 좋은 차 사드리고, 집도 사드리고 효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현실은 매달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자동차 할부금에 매달 빚에 허덕이며 하루하루 지내고 있다.

언제부터 이렇게 된 걸까?
왜 유독 우리나라만 이런 것일까?
이렇게 초등학교부터 영어 수학 선행 학습으로 초등학생들의 미래가 보장되는 것일까.
흔히들 이야기하는 서울대 카이스트 등에 입학할 수 있는걸까. 또 그것이 각자의 인생의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일까…

얼마전 중국 출장 때도 느꼈고, 몇 년 전 귀국 전까지 일본에서 살 때도 느꼈던 것.
우리나라가 정말 살기 좋다는 것이었는데.

오늘 퇴근 후 아들의 슬픈 얼굴을 보니 못난 아버지 탓에 괜히 아들 녀석만 어릴 때부터 고생시키는 건 아닌지 미안해지기만 한다…

음식물 쓰레기, 분리수거 하러 나갈 시간이구나.
밤하늘의 별을 보며 담배나 태우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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