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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회상

[도서 추천]레드 헬리콥터

by 옆집보통사람 2025. 6. 22.

절친 Y의 추천으로 읽게 된 책.
얼마전 나름 사회에서 성공하셨다는 분이 “책 많이 읽느냐?“란 질문에 ”네. 예전에는 기술서적을 필요에 의해서 많이 읽었는데 요즘은 취미 삼아 철학 책, 40대에 읽는 쇼펜하우어 같은 책이 기억납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40대 읽는 장자 등 비슷한 철학 관련 책을 읽어봤는데 큰 감흥이라기 보다 비슷한 맥락을 느꼈던 것 같다. 스스로를 알아야 한다는 것, 과한 욕심보다 스스로의 행복을 찾고 작은 행복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 비슷한 교훈이었다.

회사가 어렵고 성과급이 삭감되고 구조조정 이야기도 나오는 어수선한 현실, 나이는 이제 40대 중반.
약 20년의 청춘과 젊음을 이 회사에 바친 현재, 가끔 Y에게 ”성공의 기준이 뭘까? 난 성공한 삶일까?“ 라는 질문을 던지곤 했다.

무일푼으로 교환학생도 다녀오고, 무일푼으로 사회에 뛰어들어 부모님의 지원없이, 대출이라는 빚을 떠안기는 했지만 수도권에 아파트도 마련하고, 줄곧 눈여겨 보았던 외제차도 타고 다니고, 가족들 건강하고, 회사에서도 나름 인정받고, 퇴근 후엔 좋아하는 운동도 하고…성공한 것 아니냐 라는 대답을 듣기도 했다.

그런데 마음 한편으로는 매달 내 능력을 초과하는 아들의 학원비에, 내 능력과 주제에 맞지 재정 상황을 보면 향후 5년 뒤, 10년 뒤, 60대 이후가 막연하고 걱정만이 매일 나를 짓누르던 나날이 거듭되었다.

그런 와중 Y의 추천으로 우연히 읽게 된 레드 헬리콥터.
뜬금없는 제목으로 비행기 관련 서적인가 했는데 표지에는 다정함과 수학을 언급하고 있다.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아 읽다보니 그 진의를 알게 되었고, 거침없이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줄거리는 한국 전쟁이 끝나고 아메리칸 드림으로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된 저자의 유년 시절에 대한 회상과 더불어 책 제목인 ”레드 헬리콥터“의 의미가 설명되기 시작한다. 저자는 하버드 대학교를 마치고 흔치 않은 길, 고등학교 선생님이란 첫 걸음과 함께, 중간에 새로운 도전 로스쿨 입학과 뜻밖의 선택인 사모펀드 투자전문가의 서사를 다루고 있다.

https://youtu.be/sRoqDVgFgSw?si=gND5-sjPdWe5ncGG


저자의 TED강연 영상인데 이 책에 대한 내용도 일부 언급된다.
Y는 나의 사회생활 20년을 함께 한 벗이다.
누구보다 내 일거수 일투족을 꿰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나에게 “현재 고민하고 있는 성공에 대한 정의, 기준을 스스로 정하는데 참고가 될거야.”라는 말과 함께 이 책을 추천해 주었다.

나에겐 Y라는 친구가 이 저자처럼 다정함과 약간의 수학을 적절히 잘 활용한 경우가 아닐까 싶다.

20여년을 지켜보았지만 이 친구는 딱히 흠이람 걸 보지 못한 것 같다. 가족에게도 친구들, 주변에게도 항상 다정하고 친절하며 회사에서는 누구보다 완벽하며, 심지어 그 완벽함 안에 다정함도 포함하고 있다.

나는 어떠한가. 너무 단순하지 않았던가.
목표를 향한 빠른 해결 또는 성과.
그것만이 ”실천, 결과, 증명, 신뢰“를 이끌어 내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너무 단순하게 생각해 왔던 것은 아니었을까.

여느 현자 또는 훌륭한 고전과 철학 등이 많은 가르침을 주지만 요근래 이렇게 많은 깨우침과 울림을 주었던 경우는 굉장히 드물었던 것 같다.

이 분의 원서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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